잊어먹지 않기 위해서 그냥 막 적어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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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... 요새 위에 나간 사람들 어디 잘 된대냐?
에... 모선생님은 재활병원인가에 취직하셨다고 들었고요. 나머지 분들은 잘 모르겠습니다..
요새 부원장 얼마냐?
서울에 심한 곳은 월 150도 있다던데요, 그건 좀 너무한 소문 같고 지금 보통 200-300 사이인 듯합니다.
흠... 6년제 대학 나와서, 얼마 못받네? 대기업보다 못해.
네.
원래 300-350 정도 아니었냐?
에... 그건 제가 여기 인턴 들어올때 그정도였고요, 지금 점점 낮아져서 200-300 사이 정도 되는 듯합니다. 서울은요.
일반 4년제 대학 나와서 대기업 들어가는 것보다 못한 거네. 6년제 대학 나와가지고.
네.
'내가 이 선생님 없이는 못산다' 하는 환자들 몇십명만 있어봐바. 그걸 늘릴 수 있으면 어딜 가나 성공해.
하지만 원장님, 저는 어느 환자가 저보고 '저는 선생님 없이는 못살아요' 이러면 전 부담스럽고 싫은데요.(.....)
의사가 그러면 안되지. 그러면 넌 직업 잘못 고른 거야. 아니면 성격을 바꿔야지. 성격을 바꿔.
모선생 하는 걸 그걸 배워야 하는거야. 넌 무뚝뚝해. 성격이 원래 그런 건데, 그게 환자들에게는 성의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가 있어. 양방 의사 했으면 매우 잘했을텐데(웃음).... 아마 넌 외과 의사를 하면 잘 했을 걸.
너는 성격이 좀 남자같지?
네.
너는 팩트를 말하고 그에 대한 것만 딱 이야기하지. 거기에 무슨 군더더기를 붙이는 걸 싫어해. 그래서 외과의사를 하면 잘 했을 거라는 거야. 지금이라도 의전 같은데 가는 게 어떠냐?
하지만 외과 가기엔 이미 나이가 너무 먹었는걸요..... 그리고 양방약만 처방하는 양방 내과의사가 되긴 싫어요.
의사가 무뚝뚝해도 되는 경우가 있지. 네가 화타처럼 엄청난 실력을 가진 명의가 되거나. 네 실력 만으로 환자를 모을 수 있다면, 그러면 무뚝뚝해도 돼. 아니면 병원장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거나, 아니면 대학 같은 곳에 있거나. 하지만 그런 게 아니고 밑에 있는 의사라면. 모 선생 하는 걸 잘 봐. '여기는 침 놓을 때 좀 따거워요' '괜찮으세요?' 등등. 항상 환자에게 '관심' 을 표현하지.
사무적으로 말하지 않는 거야. 아픈 곳만 물어보고 그것만 딱 보고 치료하고 끝낸다면, 그건 사무적인 거야.
중요한 건 환자에 대한 '관심' 이야. 병이 아니라.
의사는 환자의 병을 보려고 하면 안돼. 사람을 보려고 해야지. 인간을 보려고 해야 해. 그리고 그 사람의 주변 상황... 일을 많이 해서 무릎이 아프다면, 왜 일을 많이 하게 되었는가. 그런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거야.
그 관심은 사랑에서 나오는 거지. 환자에 대한 사랑.
사랑을 주려고 해봐. 안 그러면 너 개원해서 안돼.
내가 계속 수련의들 보다 보면 있잖아, 참 잘 하는데 나가서 개원하면 망할 것 같은 애들이 있어. 그래서 이야기하는거야.
하지만 원장님, 사랑을 주려면, 자신이 먼저 사랑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.
그렇지. 바로 맞아.
하지만 원장님,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 지 모르겠지만 저 사실 대학 다닐때도 계속 자기 비하가 심했는데요.
응? 니가 왜. 너 공부 잘하지 않았냐? 너 제일 들어오기 힘들 때 한의대 들어왔잖아. 뭐 집안 사정이 안좋았냐?
아뇨... 그런 건 없는데 그냥 그랬어요. 우울증도 좀 있었고요.
너 처음에 한의대 왜 왔냐? 그냥 돈 많이 벌 것 같아서?
아뇨. 다른 학문과 달리 뭐가 더 있을 것 같아서 왔어요.
그래서 왔더니 어떻더냐?
뭐가 더 있는 건 맞는데....
그러면 차라리 교수를 하던가. 학교 병원에 남는 길도 있지.
사람은 말이지, 각자 파장이란 걸 갖고 있어. 우울증 환자가 너보고 우울하다 어떻다 이야기하는데 너까지 우울해지고 거기에 휘둘리면, 그러면 너는 그 환자보다 파장이 약한 거야. 의사는 그러면 안되고, 좋은 파장을 갖고 있어야 돼. 그게 우리가 말하는 氣야. 너 우울증 지금도 있냐?
에... 있었는데요, 지금 만나는 사람 만나면서 없어졌어요. 지금은 점점 좋아지고는 있어요.
그러면 넌 좋은 파장을 가진 사람을 만난 거구나.
네. 이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이고, 저한테 힘이 좀 되는 것 같아요.
사람은 뜻한 대로 되는 게 아니라,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돼. 그러니까 생각이 중요한 거야.
네 무뚝뚝한 성격을 바꾸던가, 아니면 화타처럼 엄청난 실력을 가진 의사가 되던가. 아니면 개원 한의사가 되는 길 말고 교수가 되거나 하는 길도 있어. 넌 활동적이고 액티브해서, 그냥 가만히 앉아있어서는 화병날거야.
모든 사람은 내면에 사랑을 갖고 있어. 네 안에 있는 그걸 키워서 환자들에게 주면 된다.
너 내가 지켜볼 테니까, 잘해봐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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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전에 내가 입원병동에 있을 때.... 지금보다도 더 자신감이 없었던 그 때 환자들이 어떻게 느꼈을까를 생각해보았다.
환자들은 그걸 느끼니까.... 아마 알았을 거다. 나 자신이 나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는 걸.
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의사를 믿고 몸을 맡기는 환자는 없지.
지금은 그 때보다는 나아졌지만....
실력은 어차피 미천한 거고 거기서 거기라.
머리속이 멍하다.